[이경국 칼럼 3] '사회복지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소득주도 성장(上)
2019-05-20 입력 | 기사승인 : 2019-05-20
데스크 bokji@ibokji.com


<이경국 사회복지실천과교육연구소장> 


요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화두다. 어떤 이들은 시기상조라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또 어떤 이들은 "이젠 할 때가 되었다" 하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언론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메이저 언론들은 '소득주도성장'이 탐탁치 않은 모양이다.


사회복지는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 성장 후 분배' '선 분배 후 성장' 의 논쟁이 있듯 사회복지는 분배가 본질이며 성장은 경제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사들은 이러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우리 사회복지전문가들에게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물어보지도 않으니까....


사회복지전문가들도 그 부분을 생각할 만큼 여유도 없고 그래서 물어보지 않아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한마디 해 보려 한다.


이번부터 약 세 차례에 걸쳐 소득주도 성장의 본질 그리고 현황, 이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선 분배 후 성장과 같다>


 "엄마! 100원만"  이라고 했던 시기가 아마 80년대 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100원만이 2019년에는 얼마나 올랐을까? 놀랍게도 "엄마 만원만 을 넘어 엄마 삼 만원만"이다. 이것도 아주 점잖게 이야기한 거다.


우리나라에 신사임당이 그려진 오만원 지폐가 나오면서 소비단위의 기본이 오만원이 되었다. 며칠 전 연인들의 데이트 1회 평균 금액이 63,500원 정도라는 기사를 보았다.(동아일보 5월 13일자 기사 발췌)


하지만 일부러 이 기사를 인용하지 않아도 간단히 계산해 보면 될 일이다. 연인이 데이트를 하면 영화관람비  11.000원 × 2명 =  22,000원, 팝콘(콤보기준) 표준콤보  10,500원, 식사(파스타 기준) 9,000원× 2명=18,000원, 커피(벤티커피 아메리카노기준) 2,000원 ×  2명 =  4,000원, 합계 54,500원. 이것도 4~6시간 정도 데이트 기준이다. 그 이상 넘으면 더들어간다.


아르바이트 시급은 8,350원이다. 그러니까 데이트 하면 6시간 정도 일해야 데이트가 가능하다. 갹출이라면 두 사람이 각 3시간 정도, 이렇게 되면 남여는 연애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게 되고 데이트를 줄이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소비하락으로 연결된다.


경제는 생산과 소비의 메커니즘 속에서 존재를 유지한다. 소비하지 않으면 생산이 줄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파트가 분양되지 않는다고 문제라 한다. 자동차가 판매되지 않는다고 힘들어 한다. 중소상인들이 장사가 안 된다고 울상이다. 왜 이럴까? 당연히 우리가 돈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받을 돈도, 자동차 살 돈도, 식당가서 밥 사 먹을 돈 도 없다. 왜냐하면 버는 돈이 적기 때문에 또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가계에서 필수 소비할 곳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뻔하기 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세상의 모든 돈은 다 어디로 간건가? 일종의 '동맥경화' 라 보면 된다. 피는 심장에서 온 몸의 혈관으로 퍼져 몸을 움직이게 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인데 혈관통로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좁아져 피가 제대로 돌지 않게 되는 현상을 '동맥경화'라 한다.


한국경제는 지금 '동맥경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에 풀린 돈이 어디에선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막힌걸까?


보나마나 대기업  자본가들이 대부분의 사회경제자본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30대 기업에서 잠자고 있는 돈(사내 보유금이라고 함)은 2019년 현재 어림잡아 1,000조에 육박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러니 돈을 더 찍어내게 되면 점점 물가는 오르게 되고(시중에 풀린 돈이 많으니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됨-만원의 가치가 오천원의 가치이므로 만원가치 상품을 사려면 2만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입은 정해져 있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대부분 그럴 것이다. “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오른다.” 맞다. 그렇다. 하지만 지금 시장상황을 보라. 대기업이 중소 상인들 영역까지 이미 잠식했다.


동네 수퍼마켓이 사라지고 대부분 대기업 편의점이 수퍼마켓을 대신하고 있다. 체인점 형태의 상점이 늘어나고 일본기업형 저가 잡화점이 늘어난다.


이는 외부 운영자는 우리 같은 서민이지만 사실 내부의 수익자는 대기업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의 정책은 거시적이다. 결국 국가는 지금으로서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일이 최선인 것이다. 하지만 자본가 입장에서 볼 때 임금을 올리는 일은 죽으라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기업 자본가와 메이저 언론의 저항이 만만치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 바로 '소득주도성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적인 대안일 수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경제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노력해야 할 것은 바로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보아야 할 '분배'의 개념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주에.........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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