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는 정치의 논리가 아니다
2021-02-23 입력 | 기사승인 : 2021-02-23


<이경국 사회복지실천과교육연구소장>
 


<의자뺏기 놀이의 교훈 그리고 분배의 당위성>


분배는 정치의 논리가 아니다.


오늘아침 신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기사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 진다."라는 표현이 들어간 2021년 신입생이 대거 미달된 부울경 대학의 현 상황을 리포팅 분석한 내용이다.읽으면서 직접적으로는 나와는 관련이 없음에도 위기감이 들었다.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보이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느낌 가득한 사실 때문이다.그때가 되면 나에게 오는 일감들이 반토막 날 것이고 나는 시간이 갈수록 비대해지는 가정경제에 긴축을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자뺏기' 라는 놀이가 있다.처음에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다섯 개였던 의자를 하나씩 차지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의자는 하나씩 줄어들어 종내에는 한 개가 된다. 차지하려는 사람은 의자보다 항상 많다. 


결국 그 다섯 명의 사람들 중 한사람만 남게 된다.그땐 재미있다고, 흥미롭다고 열심이었던 게임이지만 지금은 그 잔인하다는 러시안룰렛보다 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을 못하지만 확률싸움보다 방정식 싸움이 훨씬 잔인한 법이다.인구가 줄어든다.지금이야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집값도 수요와 공급곡선의 원리로 언젠가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고 머지않아 9억하던 집은 1억대로 떨어질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동경하는 미국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일본도 다 그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우리도 그 과정을 거치는데 10년이 안 걸릴 것이다. 


인구절벽을 2000년대 초반부터 예상했었고 결국 그 예상이 5년이나 앞당겨 닥쳤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으나 2020년 우리나라 신생아 수가 28만 명이니 이건 심각을 넘어 재난 수준이다.


내가 그리고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우리가 2100년에 살아있을지 모르겠으나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총 인구는 5,198만 명인데 2100년이 되면 1,717만 명으로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나 죽고나서야 무슨 걱정이고 인구가 적으면 일자리와 식량 그리고 환경의 균형이 맞춰지지 않겠는가?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의 자손들이 생존하고 있을 가까운 미래에는 사람이 일하는 세상이 아닌 로봇, 컴퓨터가 일하는 세상이 오는 이때에 일자리와 삶의 환경은 언제나 앞에서 이야기했듯 '의자뺏기 놀이'의 유형으로 바뀔 것이다.


1969년에 출생자가 약 1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2040년에 퇴직하면 이들을 부양할 그때 노동인력의 부담은 어마어마해지는 것이다. 그건 미래의 일이 아닌 가까운 현재의 일이다.정치권에서는 연일 분배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솔직히 분배는 정치의 논리가 아닌 공생의 논리라 본다. 어느 정파를 논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학이 낫다 사회복지학이 낫다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이 절벽과 소멸의 시대에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가는가를 고민해야 하며 그 대안이 바로 분배의 실현이다.


지금 잘사는 사람이 분배를 알지 못하면 더 이상 잘 살 수 없다. 계속 잘 살려면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세상은 초시대를 넘어 나노시대로 가고 있다. 역설적으로 느려지고 불편해져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인간 존재의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하려면 서로 나눠야 한다.사람(人)에 들어있는 함께의 의미를 모두가 알아야 이 재난의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세상 의자뺏기 놀이를 의자 면적 나누기 놀이로 바꿔야 할 때다.


지금은 늦지도 적당하지도 않을 노력하면 바뀔 전환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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