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당신은 얼마나 세상을 폭 넓게보고 있는가?
2013-09-12 입력 | 기사승인 : 2013-09-12


 

오천 년 만의 업데이트. 기다렸을 독자나 있을까? 뭐 읽는 사람이 있든 말든 되는 깜냥만큼 되는대로 지껄이는 수준 떨어지는 잡설에 독자가 있기나 하겠느냐마는...
 
최근 나는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사회복지계를 떠나 금융업계로 직종변경을 했다. 복지바닥을 배신(?)하고 집 나간 자식이 무슨 바람이 나서 노변잡담을 주절거리게 되었는고 하니, 요는 이렇다. 오늘 아침 습관처럼 신문을 죽 훑어가는 과정에 원래 사회면이나 사회공헌 관련 기사나 둘러보던 양반이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금융, 부동산 면을 통독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자신에게 직결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다.
“나 그리고 당신은 얼마나 세상을 폭 넓게 보고 있는가?”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사회복지랑 뭔 상관? 아니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럼 지자체의 지방채 상승과 세수불안정이 사회복지랑 뭔 상관? 내가 일하는 복지관의 보조금 동결이 나랑 뭔 상관? 아니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역시 할 말은 없다.
그래 사실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조금 과장하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사회복지계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런 논리적 구성 정도는 취미 삼아 알아두면 어떨까? 영향을 줄 개연성은 따져보면 충분히 있다. 그러나 아무도 이런 건 관심이 없다. 그저 그들 안의 이슈에만 골몰하고 있다.
 
세상은 제법 복잡하고 신기하리만치 균형 잡힌 법칙으로 굴러가고 있다. 우리가 늘 보고 시간을 가늠하는 시계의 초침은 매우 단순하고 균일하게 째깍거리지만, 그 내부에는 우리가 이름도 기능도 모르는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빼곡히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각자의 톱니바퀴들은 다른 바퀴들이 돌아가는 원리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어쩌면 본인이 작동함으로 인해서 초침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자체에서는 쓸데없이 보도블록은 갈아엎을 줄 알면서 매년 문화여가, 복지예산만 잘라대고, 기관 예산은 동결인데 호봉상승분은 매년 증가해 직원들 외부교육 보내는 돈도 아낄 판에 임대로 쓰는 컬러레이져 프린트 토너 값도 아끼려고 잉크젯으로 바꿔, 야근하는 직원들 저녁식대 내기도 빠듯해진다. 말단 직원들은 밥도 안 주고 일 시킨다고 징징거리거나 비전이 안 보인다고 일찌감치 살길 찾아 떠나기도 한다.
 
그렇게 항상 문제만 산적해 버린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에 대한 답을 우리 안에서만 찾으려하니 뾰족한 대안이 나오질 않는다. 눈덩이처럼 쌓인 문제들은 열정을 깎아 먹는 기생충처럼 당최 맘속을 떠나질 않는다.
 
사회복지계는 참 좁다고들 한다. 실제로 참 좁다. 그 좁디좁은 관계망은 스스로 인정하면서 외부와는 고립된 채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간다.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몇 개월 남짓 사회복지계를 떠나서 관망하는 자세로 바라보는 복지계는 180도 다른 시각으로 보인다.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좁은 지식체계는 스스로를 ‘사회의 왕따그룹’으로 만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들에게 질문을 해본다.
“나 그리고 당신은 얼마나 세상을 폭넓게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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