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분배를 이야기할 때 3편 - '분배는 자활의 기반'이다
2019-06-26 입력 | 기사승인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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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느 고을에 '최진사' 가 살고 있었다. 그는 그 고을에서 최고로 잘 사는 만석꾼이었다. 최진사를 보는 사람들은 걱정이 없을 거라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걱정이 한 가지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식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에게는 외아들(독자)이 있었는데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하여 최진사의 그 많은 재산을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최진사는 점점 나이 들어 늙어가고 이 많은 재산을 지킬 수 없는 아들에 대한 근심과 걱정도 늘어가고... 결국 이 걱정근심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집안에 '최진사의 재산'을 지킬 수 있고 사랑하는 외아들의 삶도 지켜줄 수 있는 며느리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최진사는 여러 고을에 연통하여 며느리를 구한다 하였고 그 여러 고을에서 수백의 규수들이 최진사의 며느리가 되고자 지원하였다.


심사 끝에 세 명의 규수가 최종 낙점되었는데 1번 후보가  김 '태희', 2번 후보가 이 '효리', 3번 후보가 장 '수지'였다.


최진사는 이 세 며느리 후보에게 쌀 반 말(4kg)을 가지고 몸종과 함께 기 정해놓은 집에서 한 달을 버텨야 한다는 과제를 내었다.


첫 번 째 후보 김 '태희'는 입주하자마자 반말의 쌀을 30등분 하여 매일 일정량을 먹었다. 하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 결국 보름 만에 배가 고파 포기하고 말았다.


두 번 째 후보 이 '효리'는 본인의 집에서 비녀 하나를 가지고 나와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아 쌀을 마련했다. 이는 명백한 부정행위로 탈락의 사유였다.


세 번 째 후보인 장 '수지'는 입주하자마자 몸종에게 '밥을 먹을 만큼 지어오라'명 하였고 몸종이 밥을 지어오면 맛있게 먹었다. 그러기를 이틀간. 몸종이 푸념했다. "아씨 이전에 본 시험에 도전했던 두 아씨는 불합격했어도 무척 현실적이셨고 그래서 보름을 견딜 수 있었는데 지금 아씨는 이렇게 대책 없이 먹다간 일주일도 못 버틸 것이오. 어찌하려 그러십니까?"


장 '수지'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를 더 그리 한 후 몸종에게 "이제 우리 밥도 맛있게 먹었으니 일 해야지? 너는 마을에 가서 삯바느질 감을 구해 오너라."


이에 몸종이 삯바느질 감을 구해오자 장 '수지'는 밤낮으로 바느질을 해 그 옷들을 다시 주인에게 가져다주게 하고 '돈' 대신 '쌀'을 삯으로 받아오게 했다. 그 '쌀'로 하루하루를 살았더니 한 달을 사는데 충분하였고 심지어 쌀 한가마가 남게 되었다.


결국 장 '수지'는 최진사의 며느리가 되었고 그의 아들과 그의 재산은 계속 지켜질 수 있었으며 후세에 더욱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위의 이야기가 바로 '분배'의 의의이다. '분배'는 '퍼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자활의 기반'인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장 '수지'가 쓴 방식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의 목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가성비' 를 중시한다. 가성비란 '효율'이 높음을 의미하는데 기존의 '생활보호제도가 효율이 낮은 분배방식이라면 지금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분배방식이다.


국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시혜라기보다는 국가가 일정기간동안 충분한 도움을 제공함으로서 국민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분배된 그 돈은 경제활동에 쓰여지므로 누군가의 수입과 지출이 될 것이니 대의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고른 분배는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분배의 의의를 제대로 알았을 때 그 효과는 극대화가 되는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분배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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