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국 컬럼 18] 탈시설화에 대한 소고
2019-09-24 입력 | 기사승인 : 2019-09-24
데스크 bokji@ibokji.com


<사회복지실천과교육연구소 이경국 소장> 


커뮤니티케어 정책의 핵심은 탈시설화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 노인 계층이 시설을 떠나 지역사회 속에서 정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이상적인 생각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급진적인 탈시설화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점진적인 탈시설화를 주장한다. 이전 글에서 커뮤니티케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각 개인의 행동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 했다.


이 내재되어 있는 커뮤니티케어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인식, 그리고 인권, 평등, 분배 에 대한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장애인, 노인이 이 사회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미약하다.


장애인과 노인이 이 사회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이해와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서 몇 가지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


살펴보자면, '사회소외계층', '불쌍한', '불우이웃' 등이다. 또한 점진적으로 ○○장애인, 독거노인, 치매노인 등의 명칭 등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공동체에는 오로지 '사람'  '소통'  '보편성' 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사람'이라는 명칭 이외의 분류명칭은 차별이나 선입견을 야기하기 때문에 탈시설화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명칭에 대한 정리가 끝나면 시설은 존재하고, 시설에서 생활하되 지역사회 안에서의 활동에 제한이 없는 단계로 가야 한다. 다시 말해 시설이 기초근거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유럽 방식의 탈시설화는 우리나라 정서로 비추어보아 아직은 시기상조다. 이는 “나쁘다, 좋다.”의 이분법적 논리가 아닌 환경의 충분조건, 비충분조건을 논하는 것이다.


탈시설화에 대한 생각이 사회복지계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필요충분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이상적인 탈시설화는 요원하다.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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