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성교육 콘텐츠 기업 ‘고양이뿔’ 김혜선 대표
2017-12-14 입력 | 기사승인 : 2017-12-14
데스크 bokji@ibokji.com

언론에 유아 성폭력 사건이 잇달아 보도되면서 유아 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린이집과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성교육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킨 기업이 ‘고양이뿔’이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금천구 남부여성발전센터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김혜선 대표는 “양질의 성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명 고양이뿔은 ‘고양이뿔 빼고 다 있다’는 우리나라 속담에서 따왔다. ‘없는 것이 없다’는 이 속담을 바탕으로, 지식 콘텐츠의 홍수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고양이뿔 같은 가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양이뿔은 ‘유아 성교육 콘텐츠’ 전문기업을 목표로 지난해 창업했다.


사실 이 대표는 유소년들을 위한 만화, 동화를 창작하는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작업을 하면서 작가 세계의 성차별, 성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성과 관련한 잘못된 문화 때문에 스스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말한 김 대표는 “이것은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가 아직 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우리 사회의 성교육 실태를 바탕으로 유아 성교육 콘텐츠 사업에 적극 뛰어들게 됐다. 


정부는 청년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단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진취적 사고방식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그러나 청년 창업의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막상 실현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다.


김 대표는 유아교육 관련 전시회를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성교육은 존중 교육에요”며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를 기획 중에 선진국의 성교육 자료를 보고 그 적나라함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 정서에 맞는 바람직한 성문화 콘텐츠가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가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함께 일했던 우수한 팀원과 함께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성교육과 관련해 현실적인 문제는 무분별한 성인물에 아이들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성인 콘텐츠는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을 괜히 숨길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올바른 성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성인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문제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진 상태에서 부적절한 성인 콘텐츠를 접하면 큰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아직 한국에서는 유아기 성교육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성을 터부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어 입에 담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을 통해 성인 콘텐츠를 접하면 그 충격이 크다. 잘못된 성의식이 생기는 이유다.


이렇듯 성교육이 필요하지만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는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유아를 상대로 한 충격적인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북유럽과 같은 해외 선진국은 유아 성교육에 적극적이다.


성교육 콘텐츠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교육시킨다. 그 결과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성범죄에 노출되는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성교육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적극 나서 유사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적 필요성이 높은 사업이다 보니 김 대표는 더 큰 의무감을 갖게 되었다. 김대표는 “성교육 콘텐츠는 사회적 가치가 높은 사업”이라며 “어릴 때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지속적·단계적으로 실시해야 성인이 돼서도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차별이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성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성교육은 오히려 피해 유발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도 중요하다. 김 대표 역시 사업 성공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성교육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성폭력 예방과 성폭력 대응에 맞춰져 있다”며 “이러한 교육은 오히려 아이들 사이의 성폭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또래끼리의 성폭력이 심각한 문제다. 상당수 아이들이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집단따돌림의 경우 성폭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성폭력을 예방하는 차원이 아닌 자연스럽게 성 차이를 이해하는 콘텐츠가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한다. 또 “성교육을 받을 때 특별한 오해나 그릇된 호기심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해야 한다”며 “고양이뿔은 유아기, 유소년기 아이들의 이해 수준과 정서에 맞게 ‘왜 이러면 안 되지, 왜 다르지’라는 측면에서 성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 창업을 결심하면 여러 가지로 막막하다. 창업비용뿐 아니라 전문가 멘토링이 필요하다. 김 대표의 경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6기로 선발되어 도움을 받았다. 창년창업사관학교는 교육멘터링, 자금지원, 판로개척 등의 도움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사업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을 만날 수 있어 크게 도움이 되었다”며 “상호 간에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부족한 사업자금은 청년전용창업자금 대출 도움을 받았다.


김 대표는 “초기 창업자금을 대출 받았기에 시제품 제작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양이뿔은 서울시 남부여성발전센터에 입주해 창업공간과 마케팅 지원을 받고 있다.


창업은 본인의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꿈꾸는 것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창업이다. 화려해 보이지만 막상 창업해서 회사를 운영하면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창업은 현실이다. 김 대표에게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조언해달라고 했다.

 
“우선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야 하지만, 상품을 어떻게 팔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 특히 같이 일하는 사람 간의 팀워크가 중요한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는 팀원을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
 

<이 글은 ‘위클리 공감’에 게재된 내용으로 공공누리에 의거 공유함>




데스크 bokji@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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